차명상 1급 추계연수 수행.
연꽃 찻잔에서 하늘까지 이미지가 잘 연상되었고 투명한 물빛과 합일되었다. 중간중간 내가 기억하고 있는 장소의 물색깔들이 선명하게 연상되는 것을 알아차리며 이 연상조차 내 안에 있는 기억의 정보에 근거해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림했다. 하늘에 올라가서 고경보살님이 푸른색의 찻물을 마시라고 안내했을 때 내 몸이 먼저 꿀꺽꿀꺽 마시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아차림했다. 그와 동시에 내가 지난 한 달간 힘들었던 생각과 감정들을 이 푸른 찻물로 씻어내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아차림했다. 빈 하늘에서 상하좌우로 그 무한공간을 비추어볼 때 그 보는 마음을 지켜보고 다시 바다로 호수로 내려올 때에도 그 투명한 물빛을 지켜보는 마음을 지켜보았다. 보는 마음을 지켜보는 것은 길지 않았지만 그때의 영롱하고 고요함이 편안하게 느껴짐을 알아차렸다. 고경보살님 안내대로 다 내가 만든 것이고 이것조차 다 일어나고 사라진다는 것이 순간 명확하게 인식되면서 세속에서 내가 힘들고 괴로워하는 것도 다 내가 만든 것인데 지옥불에서 뜨거워하고 있었네 하고 혼잣말을 했다. 오랜만에 명상에 깊이 들고 나니 상쾌한 공기로 샤워한 듯 가볍고 맑아진 것을 좋아하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