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은 밝고 명료한 것이 특징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여러 가지 번뇌에 덮이면서 어둡고 무거워진 상태로 있게 됩니다. 그러다가 수행을 하면서 알아차림이 잘 되고 번뇌의 힘이 약해지면 의식이 밝게 명료하게 깨어나게 됩니다. 눈을 감으나 뜨나, 나아가서는 잠이 드나 깨어있으나 의식이 훤히 밝고 명료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의식이 명료하다고 해서 지혜가 잘 계발된 상태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지혜가 계발되려면 삼법인과 공성에 대한 이해와 관찰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의식이 밝아지고 몸이 가벼워지는 상태에서도 늘 현재 이 순간에 깨어있는 알아차림으로 무상관찰이 이뤄져야 하고, 마음의 연기적 속성에 대한 이해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수행현상에 대해 내가 탐착하는 마음이 있다면 알아차리고, 깨달음에 대한 발원을 새롭게 세우며 수행해나가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대승수행에서는 계-정-혜 삼학에 근거하여 문-사-수의 지혜를 갖춰나가도록 되어 있으므로 경전강의나 법문을 많이 들어 문의 지혜를 갖춰나가시고, 법의 이치에 대한 사유를 계속 함으로써 사의 지혜를 닦아나가고, 듣고 사유한 내용을 수행으로 실천해나가는 수의 지혜를 닦아나가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자비수관에 대한 이해와 실습을 보다 명확히 하시려면 자비선사를 방문하여 직접 인터뷰를 하고 수행지도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수행은 모호한 이해와 일방적인 실습보다는 분명한 이해와 점검을 받아가며 하시는 것이 진전을 이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