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손이 대체로 크고 선명하게 연상되는 것으로 보아 집중이 잘 되고, 영상이나 생각에 대한 관찰도 잘 하고 있으시네요. 좌선시 심안으로 보여지는 몸의 크기가 커지거나 작아지는 것, 가늘거나 굵어지는 것 등의 수축과 팽창 현상, 간지러움 등은 모두 바람의 요소에 의한 것이라서 몸과 마음의 상태에 변화가 오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바람의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면 곧 몸이 사라지는 현상도 따라 일어나게 되는데, 자비심님도 그런 과정의 반복인 것 같습니다. 신체 일부분이 텅 비어질 때는 그 부분에는 더이상 자비손을 사용치 마시고, 형태가 남아있는 부분에만 접촉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머지않아 나머지 부분들도 비어지는 현상이 나타날 것입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가슴이 막혀있는 것이라든지 트림이나 눈물 등, 순환이 잘 되지 않다가 자비심에 의해 소통이 이뤄지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보다 객관적인 관찰이 필요하고, 삼법인에 대한 이해도 더 필요해보입니다. 자기를 안쓰럽게 볼 수 있는 자기연민심은 자비심을 키우는데 효과적이므로 스스로를 위로하고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좋은 방법입니다. 지금처럼 계속해서 열심히 정진하시고, 일상에서는 법의 이치를 듣고 사유하는 공부가 병행되도록 하십시오. 사물의 본질을 바로 볼 수 있는 바른 견해를 세우는 것이 수행과정에서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지금 하고 계시는 여러가지 자비손은 한 번의 좌선시 하는 방법인지, 아니면 여러 날에 걸쳐서 수행하신 것을 모아놓은 것인지 궁금하군요. 만일 한 두번의 좌선시에 여러가지 자비손 형태를 사용한다면 번잡스러울 수 있어 한 두가지만 사용할 것을 권해드립니다. 또한 다음번에 일지를 올리실 때는 각각의 손을 어떻게 연상하여 사용하고 있는지를 써주십시오. 보다 정확한 자비손의 형태와 접촉방법, 기능 등에 대해 상세히 답변해드리고자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