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으로 신기한 체험도 하고 재밌는 경험도 해서 명상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셨나 봅니다. 만일 보다 체계적으로 명상을 접하고 또 내 마음의 성숙에 관심을 가지고 싶으시다면 강의와 법문을 많이 들으면서 수행을 직접 실행해보는 접근이 더욱 좋다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자비선명상은 신체반응이든 정신현상이든 어떠한 것이든 내 안에서 일어나고 사라지는 현상을 관찰함으로써 존재의 본질(무상,고,무아)을 꿰뚫어보는 것이기 때문에 신비한 이미지가 많이 생겨 거기에 함몰되거나 내 의도에 맞추려는 사건해석은 오히려 번뇌를 가중시켜 잘못된 접근이라고 보여집니다. 어머님이 연락되어 한약을 보내신 것은 그러한 원인과 조건따라 일어난 현상으로써 사실대로만 파악하면 되는데 내가 엄마와 관련된 명상을 했으므로 그 효과로 현실에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좀 과도한 의미부여로 보여집니다. 마찬가지로 비나 구름을 상상해서 계속 내 의도대로 그러한 이미지를 인위적으로 만들어서 스토리를 진행시키는 것은 나 스스로 한편의 영화를 만들어 감상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즉, 수행과는 좀 거리가 멉니다. 그런 맥락이라면 좌선 후 만일 현실에서 부정적이거나 내가 원치 않은 사건들이 발생했을 때는 명상의 부작용이라며 단죄시할 수도 있게 될 것입니다. 다양한 이미지들이 나타나더라도 그것들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면서 사띠의 힘을 키워야 수행으로 나아갈 수 있는데, 대상에 빠져서 대상과 동일시하고 있으면 수행으로 발전하기 힘들어집니다. 며칠간 본인이 명상을 하려는 마음가짐과 그 과정에서 내가 일으켰던 생각들을 차분히 반추해보시고, 다시 발심하여 이론적인 강의나 법문을 같이 듣고 수행방법도 제대로 배우고 익히면서 다시 명상을 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