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수관을 열심히 하고 있으시군요. 몸이 텅 비고 자비손에 접촉되는 감각이 없으면 몸이 사라진 현상을 체험하신 겁니다. 고도의 집중력에 의하여 몸에 대한 고정관념이 일시적으로 사라지면서 심안으로 보여지는 몸의 형태도 사라진 것입니다. 이때부터는 자비손을 버리고 의식으로 감각관찰에 집중하면 됩니다. 특히 앉아있는 쪽에 엉덩이와 다리 부분에 접촉되는 감각이 남아있을 것이고 약간의 무게감도 있을 것이므로, 감각이 남아있는 부분에 감각의 변화를 관찰하는 겁니다. 감각관찰을 통해 무상의 이치를 자각할 수 있으면 좋습니다. 몸의 형태가 사라지고 일부 감각만 남아있다는 것은 그만큼 거친 번뇌들이 많이 잠재워지고 마음이 정밀해져간다는 의미이므로 감각관찰을 통해 관이 더 익어지고 마음의 움직임이 더 미세해지면 감각도 사라지고 호흡만 남아있는 단계로도 진전될 것입니다. 단, 몸 사라짐이나 감각 사라짐이 늘 지속되는 것은 아닐 수 있으므로 좌선할때마다 확인하여 몸의 형태가 일부라도 있으면 있는 부분에만 자비손을 사용하시고, 사라지면 감각관찰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특히 감각관찰을 할 때에는 관찰대상이 미세해져서 관찰대상을 놓치고 졸음에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관찰대상을 명확히 찾아서 무상을 볼 수 있어야 수행단계에 보다 깊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정진의 힘 여여히 이어가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