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대상이 분명하여야 현상의 일어나고 사라짐을 통하여 삼법인 관찰과 그로 인한 지혜가 계발될 수 있는데, 대상이 불분명하면 무상관찰이 잘 되지 않습니다.

먼저, 현재의 상태에서 생각이 일어나지 않다든가 마음이 텅비어 공하다든가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의식이 명료하게 깨어있고 무상관찰이 잘 이뤄져야 대상에 대한 집착이 떨어져나가고 비로소 마음이 자유로워집니다. 또한 마음이 공하다면 일상에서도 그 마음이 바뀌지 않아야 하는데, 일상에서 번뇌가 들끓는다면 제대로 공성을 이해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공은 존재의 유무나 생각의 유무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견해가 사라져야 비로서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번뇌가 많다는 것은 현재 이 순간의 알아차림이 되지 않고 과거나 미래의 생각에 끌려다니기 때문에 번뇌에 휘둘리는 것입니다. 아직은 알아차림이 부족하여 자각하는 힘이 약하므로, 일상에서 알아차림 훈련을 보다 구체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음식을 먹을 때는 씹고 삼키는 과정을 순간순간 알아차리고, 설겆이할 때는 설겆이하는 동작마다 알아차리는 등 일상에서도 계속 알아차리는 훈련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알아차림이 보다 면밀해지고 날카로워져야 의식이 현재 이순간으로 명료하게 깨어날 수 있습니다.

문과 사의 지혜를 갖춰나가려면 공성과 연기에 관한 법문을 많이 듣고 사유하는 것이 필요하고, 수의 지혜를 갖춰나가려면 하루 2시간 이상 정진하거나 혹은 10분씩이라도 자주 좌선하는 습관을 들이시기 바랍니다. 수행이 깊어져 선정에 들어야 공성이 드러나고 비로소 수행의 지혜를 체득해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정진하시고, 일상에서도 알아차림 훈련 지속적으로 해나가시기 바랍니다!